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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공간의 미래 by 유현준

by Digital Miner 2022. 6. 1.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공간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해지면서 비대면 사회가 되었다. 대부분의 활동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다. 코로나로 변화한 세상은 다시 과거로 회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간의 재구성이 진행될 것이다. 재택 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도시가 해체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사람이 많은 곳으로 모이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 도시가 해체될 일은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많은 전염병이 돌았지만 오히려 도시의 인구는 더 많아지는 방향으로 발전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전염병에 강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계층 간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통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집집마다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55퍼센트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소수의 시공사가 대규모 공사를 통해 동일한 구조의 아파트를 찍어내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현 건축 법규들은 발코니를 만들지 않는 것이 유리한 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발코니가 없는 천편일률적인 아파트가 양산된 것이다. 사람들은 개인이 소유한, 마당과 같은 외부 공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내 공원에 집착하게 되었다. 외부인들에게 아파트 단지 내 공원 접근성에 장벽을 쌓았다. 만약 집집마다 비를 맞을 수 있을 정도의 발코니를 만든다면 사람들은 아파트 단지 내 공원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내 공원을 외부인들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소셜 믹스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공원을 만들 때 같은 면적을 사용하더라도 정사각형 보다 직사각형 구조로 만드는 것이 더 낫다. 직사각형 구조로 만든다면 더 많은 세대들과 공원이 접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동네 간의 경계가 낮아지고 공통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되는 것이다. 만약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 돌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할 때도 직사각형 구조가 유리하다. 직사각형에 구획을 나누어 해당 구획 이상으로 넘어가는 것을 제한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개인들은 외부공간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공간의 미래』에서 유현준 교수는 기술발전에 따른 공간 재구성 예측 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유현준 교수가 제안하는 공간 재구성이 신도시 개발 보다 합리적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국민의 91퍼센트가 도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도시화는 이미 완성되었다. 신도시 개발을 하게 된다면 주변 도시들의 슬럼화가 진행된다. 실제로 세종시의 25퍼센트 인구는 대전에서 이사를 왔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한 비용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용적율 및 건폐율과 같은 건축 법규 완화를 통해 유현준 교수가 제안한 것들이 도입되면 좋겠다.

 

유현준 교수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을 많이 봤더라면 『공간의 미래』가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공간의 미래』는 유현준 교수가 패널로 출연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해 제안한 내용들을 정리한 책이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은 없다. 물론 유튜브 영상에서 말했던 것들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에 더 깊이 있는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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