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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시크:하다 by 조승연

by Digital Miner 2022. 6. 1.

너무나도 다른 프랑스 문화

 

조승연 작가는 『시크:하다』에 한국 문화와 다른 프랑스 문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 문화와 충돌하는 가치를 많이 지난 프랑스 문화를 접하게 되어 프랑스 이해에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유럽 국가들은 서로 인접하여 왕래가 자유롭고, 유럽 조상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하여 미국을 건설했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과 미국 등을 서양권 국가라는 동일한 범주에 놓고 이해했다. 그들은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지만 『시크:하다』에서 다른 서양권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프랑스 문화만의 독특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인간 관계에서 개인을 우선하는 것은 없다. 가족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서 가족은 개인을 앞선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님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부부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없거나 실수에 의해 아이가 생긴 경우 자녀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자녀가 성장하기 전까지 최대한 가정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인다. 프랑스인에게는 개인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 자녀가 있는 부부도 사랑이 식었다는 이유만으로도 헤어진다. 하룻밤의 실수로 아이가 생기더라도 사랑하지 않다면 결혼도, 동거도 하지 않는다. 프랑스인들에게 동거와 결혼과 출산은 모두 독립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인구 절벽 문제를 겪고 있다.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하다. 한국에서는 초저출산 문제를 극복한 사례로 프랑스를 언급한다. 프랑스의 팍스 제도가 출산율 향상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한국도 동거 관계를 법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선진국 중에서 프랑스가 출산율이 높은 이유는 문화적 요소에서 기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 프랑스인들에게 자녀와 본인 사이의 1 대 1 관계만 있을 뿐 자녀의 부모 사이의 관계는 별개의 문제로 치부해버린다. 그러나 한국은 결혼, 동거, 출산이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한국인들에게 출산의 전제 조건은 결혼이다. 결혼의 전제 조건은 동거이다. 동거를 하려면 집이 필요하다. 집을 장만하고 집 안을 구성할 가구들을 사다보면 많은 돈이 투입되기 때문에 출산이 어려워진다.

 

프랑스는 사회계층이 거의 바뀌지 않는다. 사회적 성공을 통해 계층 이동에 성공하였더라도 사회계층 간 공유하는 문화가 달라서 원래 자기 사회 계층으로 돌아온다. 이런 프랑스 사회 시스템은 프랑스인들에게 사회적 성공보다 개인적 즐거움을 더 중시하게 만들었다. 프랑스인들은 놀면서 즐기는데 최대한 많은 시간을 쓰는 삶을 지향한다. 이는 한국의 세계관과 대비된다. 한국은 성공지상주의 국가이다. 인생의 의미를 사회적 성공에서 찾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학교에서는 공부를 통해 사회계층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개인적 즐거움보다 사회적 성공에 자기의 인생을 투신한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프랑스 문화는 성공을 추구하는 미국 문화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사회계층 변동이 어렵다는 점은 성공지상주의 국가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굉장히 암울한 얘기다. 그러나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사회는 성공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즐거움에 삶의 초점을 맞추게 된다. 프랑스 문화를 통해 사회계층의 경직성이 오히려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프랑스는 실험 국가이다. 프랑스도 과거에는 보수적인 가족 문화를 지닌 국가였다. 그러나 혁명을 통해 가치관의 변화가 생겼고 현재의 프랑스 가족 문화가 되었다. 보수적인 가족 문화를 거쳐 현재의 새로운 가족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프랑스는 프랑스는 문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문화가 옳고 나쁘고를 떠나서 프랑스의 문화 실험이 다른 국가에게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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