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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플루언트 by 조승연

by Digital Miner 2022. 6. 1.

언어는 문화의 산물

 

저자는 한국인이 영어를 배울 때 어려움을 겪는 걸림돌을 5가지로 정리하였다.

 

  1. 동양인과 서양인은 사고의 순서가 반대다. 서양인은 작은 것에서 큰 것 순으로, 한국인은 큰 것에서 작은 것 순으로 생각한다. 사고관이 언어에 그대로 투영된다.
  2. 한국어에 비해서 영어는 빌트인 된 뉘앙스 숫자가 너무나 적어서 단어를 꼬아 모자라는 표현을 보충한다. 한국어는 오랜 역사 속에서 문화적으로 단일민족이 사용하며 발전해온 언어이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발달하였다. 반면 영어는 다른 언어를 쓰는 다양한 민족이 소통을 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다양한 언어들 간에 교집합을 중심으로 언어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영어의 표현력이 한국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3. 한국어 단어는 직관적이고 영어 단어는 추상적이다. cow는 소라는 관념을 나타낸다. 소라는 관념이 아닌 실제 소를 표현하기 위해서 관사를 사용되게 되었다.
  4. 영어는 주어의 선택이 제한적이고 동사가 방향을 결정한다. 한국어의 주어와 영어의 주어(subject)는 성격이 다르다. 한국어의 주어는 문장의 주인이다. 그러나 영어의 subject는 동사의 sub이다. 영어는 동사를 중심으로 모든 문장 성분이 구성된다.
  5. 영어는 같은 단어라고 하더라도 모양이 여러가지이다. 한국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자 단어의 경우 단어를 조립하는 형태이지만 영어의 단어는 자유롭게 휘는 방식이다.

 

저자는 걸림돌을 해결하는 방법을 문장, 단어, 문맥 측면에서 제시한다.

 

영어는 표준어가 없다. 그러나 한국의 영어 교육은 문법으로 영어 문장을 통제한다. 실전에서 문법이 지켜지지 않는 문장들이 오고 가는 광경을 경험하게 되면 우리는 멘붕에 빠진다. 저자는 영문법 학습은 영어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영문법 학습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영어 문장을 만났을 때

 

  1. 그 문장의 표면적 의미는 무엇인가?
  2. 그 문장의 관용적 용도는 무엇인가?
  3. 왜 그렇게 쓰이는가?

 

를 파악한다. 이 과정이 숙달되면 영어 문장이 뇌 속에서 분해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국어에서 문장 속에 문장을 Embedding하면 문장이 모호해지지만 영어는 문장을 Embedding 방식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문장을 분해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어에는 문화가 담겨있다. run과 달리다의 의미가 1:1 매칭되지 않는다. 그래서 run을 사전에서 찾으면 여러 뜻이 열거되어 있다. 단어의 뜻을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는 뜻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단어를 통시적 방법과 공시적 방법으로 분석해보면 단어의 뜻들을 관통하는 잠존형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단어는 잠존형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통시적 방법을 통해 영단어의 기원을 알게 되면 같은 단어들이 휘는 방식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 영어는 프랑스어, 라틴어, 앵글로-색슨어 등의 언어들의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어떤 영단어가 어느 언어로부터 발전했는지를 파악해보면 단어의 변화형 규칙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영어는 다양한 언어들의 단어들이 건너왔기 때문에 같은 뜻의 단어들이 쌍으로 존재한다. 쌍으로 존재하는 영어 단어들의 뿌리를 파악해보면 격식어와 비격식어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독해력이 필요하다. 영어는 문화적 상징를 통해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어에서는 사자성어 네 글자만으로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영어권 사람들과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서는 영시, 서양 고전, 서양 철학을 공부하여 문맥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플루언트』에는 비단 영어 공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조승연 작가가 7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비법이 담겨있다. 언어는 그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권 사람들의 사고관과 그 사고관이 반영된 문화에 대해 이해하는 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시험 위주로 영어 교육이 진행되다 보니 영어 학습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플루언트』은 외국어 학습의 정도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을 명심하면서 비효율적인 영어 학습방법에서 탈출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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