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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미움받을 용기 by 고가 후미타케, 기시미 이치로

by Digital Miner 2022. 6. 1.

여섯 번째 밤. 아들러 심리학, 심리학의 혁명이다.

To. 철학자

 

안녕하세요. 저는 선생님과 다섯 밤 동안 논쟁을 벌였던 청년입니다. 오늘 밤도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논의하러 선생님의 서재에 왔는데 선생님이 계시지 않아 이 편지 한 장을 놓고 갑니다.

 

저는 선생님과 대화를 통해 아들러의 심리학은 인간의 상식에 도전하는 혁명적 심리학이라고 정의 내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선생님과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할 때 반감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까지 저는 원인론에 입각하여 제 삶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못났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과거에 얽매여 있었고 현재는 바꿀 수 없는 과거 때문에 괴로웠습니다. 그러다가 선생님께 아들러 심리학의 목적론을 듣는 순간 제 세계관에 전면적으로 도전하는 사상이라서 괴변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로 인해 선생님께 심한 말을 한 점도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는 선생님의 말씀이 괴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고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제 자신도 변할 수 있다는 믿음과 저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다섯 밤이나 찾아뵌 것을 처음에는 선생님의 괴변을 무너뜨리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선생님의 서재 방문 목적은 선생님의 지론을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선생님께 계속 듣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저는 선생님의 지론을 무너뜨리겠다는 분노를 지어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자니 부끄러운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에 반박하고 있는 자신이 한낱 내 행위의 정당화하기 위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의 지론은 인간 심리의 정곡을 찔렀습니다. 괴변이라고 믿으려고 해도 들으면 들을수록 제 마음에 비수를 꽂는 말들이었습니다. 마치 선생님 앞에서 제 마음 속이 나체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아서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자유를 가지기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의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제 자신을 반성해 보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항상 내 사소한 행실로 인해 남에게 욕을 먹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때 늘 자유롭지 못하고 억지웃음을 짓고 상대의 불온전한 행실에 대해서마저 지적을 못할망정 비위를 맞추어 주었습니다. 저는 항상 남의 인생을 산 것이고 과제의 분리에 실패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과 대화를 나눈 후 과제의 분리를 실천하기로 하였습니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제 신념에 맞게, 제가 옳다는 방식에 따라 행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 말씀처럼 가족에게까지 과제의 분리를 실천하는 것은 무리인 듯합니다. 아무리 남의 인생을 살더라도, 과제의 분리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가족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제 자신은 어느 정도 불행을 감수해야 되겠지만 가족 전체의 행복을 위해서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른 가족구성원들과 다른 신념이 있어 가족의 요구가 내 신념을 선택한다면 가족의 불화를 초래하고 결국 내 결정에 마음이 편치 않아 결국 내 자신도 불행해지기 때문입니다.

 

아들러의 심리학이 대중에게 이제야 알려졌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인간의 상식에 도전하지만 역설적으로 인간 심리의 본질에 더 근접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인간의 사고 전환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고 자신이 불행한 이유는 무엇인지, 자신의 인생 과제는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서 답을 구할 수 있게 해주는 개인 심리학입니다. 하루빨리 많은 대중들이 아들러 심리학을 알게 되어 사회적인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섯 밤 동안 선생님과의 대화로 제 인생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이 편지를 보시거든 답장 부탁드립니다. 또 선생님과 함께 아들러 심리학에 빠져들고 싶습니다.

 

From.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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